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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정보톡톡

알고보면 참 쉬운 욕실 수도꼭지(수전) 셀프 교체하기

by Anchou 2019. 5. 29.

거의 한 달만에 컴백했네요!

게을러서 더 바빴던 5월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일에 더 신경을 썼던 한 달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하나씩 포스팅해볼게요!


오늘은 알고보면 정말 간단한 셀프로 욕실 세면대의 수전(수도꼭지) 교체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먼저 저희집 상황을 좀 설명드릴게요.

5~6개월 전부터 수도꼭지와 세면대가 맞닿는 부분에 물이 한방울씩 새기 시작했었습니다. 처음엔 새는 양도 적고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이라 적당히 버텨보려고 했지요. 그러나 한두달이 지나자 물이 새는 양도 많아지고 물을 틀면 급기야 물총을 쏘듯이 가느다란 물줄기가 옆으로 튀기는 바람에 덕테이프라고 해야하나요? 보통 배관 등의 연결부에 사용하는 늘어나는 흰색 테이프로 랩핑을 해두고 또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달 정도 버티다보니 이젠 아예 수도꼭지 물 나오는 부분에서 물을 잠가도 물이 졸졸 새는 사태까지 상황이 안좋아졌습니다.

하루 이틀 사이에 이사갈 계획은 아닌지라 배관공을 부르든지 집주인을 부르든지 해야 할 상황이었죠. 저희 집주인은 때가 되면 알아서 저희집에 오셔서 에어컨 청소, 정화조 청소 등을 해주시는 나름 착한 분들이라 이것까지 바꿔달라 말하기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배관공을 부르자니 외국인이라고 왠지 덤터기를 쓸 것 같은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교체 전의 상황이었어요.

수전과 세면대 사이에 흰색 덕테이프로 칭칭 감아놨지만 그 사이로 물이 새는걸 막기엔 역부족, 게다가 노후된 수도꼭지로 물이 졸졸졸... 옆만 새고 있었다면 고무패킹만 교체했을텐데 수도꼭지에서도 물이 새는걸 보면 수전을 통째로 갈아야할 것 같습니다.

구조를 살펴보니 준비물 수전 + 연결부 고무패킹 + 몽키스패너(렌치) 요 3가지만 있으면 왠지 제가 셀프로 교체할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뽝! 왔습니다. 가장 먼저 신랑에게 '수전 교체를 내가 할 수 있을거 같아! 해봐도 되지?' 라고 물은 뒤 후다닥 필요한 장비를 사왔습니다.



외국은 이런게 좋아요. 동네 철물점 수준이 아닌 셀프로 집을 보수할 수 있는 물품을 전문으로 모아놓은 대형 매장이 많이 있다는 것.

가서 보니 세면대용 수전에 연결부 고무패킹이 한 세트로 기본 구성품 안에 들어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수전과 몽키스패너(렌치)만 구입해왔습니다.

수전 279밧(한화 약 10,000원), 몽키스패너 180밧(한화 약 7,000원). 몽키스패너는 나중에 한국에 갈 때 가져가려구요. ㅎㅎ



매장에서 가장 저렴이로 골라왔네요. 전에 달려있던 것도 가장 저렴이 축에 속하는 제품인지라 저희집 것도 아니고 비슷한 퀄리티의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렇게 2개의 고무패킹과 플라스틱 조인트가 부속으로 달려있습니다.

1개의 고무패킹만 남겨두고 나머지 고무패킹 + 플라스틱 조인트를 풀어줍니다. 어떤 식으로 조립할거냐면,

1개 고무패킹이 달린 수전 - 세면대 - 고무패킹 - 플라스틱 조인트

이 순서대로 세면대에 고정시킨 후 물이 올라오는 연결 호스를 수전의 끝부분에 이어주면 끝이랍니다.



1. 먼저 수도 중간 벨브를 잠가줍니다. 그리고 렌치(몽키스패너)를 이용해 세면대와 이어진 호스의 연결부위를 해체해 줍니다.

여기까지는 순식간에 샤샤샥!



난관은 여기에서...

2. 세면대 수도꼭지와 연결된 부분의 호스도 렌치를 이용해 해체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희집 세면대 구조상 렌치로 육각 너트를 푸는게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꿈쩍도 않다가 조금 풀리는가 싶더니 세면대 위의 수도꼭지와 함께 헛돌고 있는 너트... 한 손으로는 수도꼭지를 움직이지 않게 단단히 잡고 세면대가 깨지지 않게 렌치로 너트를 수십번 풀려고 시도했어요.


그러다가 결국 제가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ㅋㅋㅋㅋㅋ 민망하여라!



수도꼭지(수전)를 부러뜨린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기존의 수전이 많이 삭아있었던 것이라 위로해봅니다. 이제 위에 고정해서 잡아줄 수도꼭지가 없으니 혼자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긴급히 신랑 찬스를... ㅋㅋㅋㅋ

저는 세면대 위에서 이렇게 펜치로 헛돌지 않게 단단히 잡아주고 신랑은 세면대 아랫쪽에서 아까 호스 연결부인 그 육각 너트를 반대 방향으로 풀어주기로 합니다.

결국 성공!!! 신랑이 이렇게 고마운 적은 처음입니다!!!

아우... 손가락 나가는 줄 알았네요.

동남아라서 욕실에 항상 물을 많이 사용하는대다가 물에 석회질도 많아 이런 금속 연결부가 퍽퍽하게 삭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더 풀기 힘들었나봐요.



보세요. 이게 잘려진 수전의 아랫부분인데 저 나사처럼 생긴 부위가 다 헐어서 너트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앓던 이를 뺀 것처럼 아주 시원합니다. ㅎㅎㅎ



3. 이제 아까 말씀드린 순서대로 다시 조립하면 끝!

고무패킹 끼워진 수전 - 세면대 - 고무패킹 - 플라스틱 조인트 - 물 호스 연결 - 중간벨브 열어주기

짜잔!!!

이렇게 물이 깔끔하게 잘 나오네요!!!



Before 우울하던 수도꼭지.



After 깔끔해진 수도꼭지.

우리나라에서는 혼자서도 30분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면 충분히 교체할 수 있겠어요! 신랑도 막상 교체 후엔 왜 진작 안했을까 라면서 수도꼭지 하나 교체했을 뿐인데 이렇게 쾌적해졌다며 뿌듯해했답니다. 10,000원 정도의 가격에 셀프 욕실 세면대 수전 교체, 할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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