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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태국 우체국 국제소포로 보낼 수 없는 불가 품목 : 우체국 민폐 부부

by Anchou 2020. 5. 17.

한국으로 짐을 부치려고 며칠동안 정성스럽게 짐을 쌌어요.

오늘부터 푸켓은 생활용품점 영업이 재개되었지만 저희가 짐을 싸던 기간에는 소포 박스 구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다행이 찰롱지역 중 한 곳이 오픈을 하고있어서 멀지만 그곳에서 박스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7년 넘게 푸켓 생활을 정리하려니 짐을 줄이고 줄인다고 해도 총 4박스의 짐이 나왔습니다.

내용물은 옷, 신발, 모자, 책, 각종 오피스 용품, 원목소품, 기념품들, 조명 장비, 알카라인 AA 충전지, 에스프레소 머신, 가방 등등.

미리 알아보니 배편으로 가는 국제 소포에는 폭발 위험 때문에 리튬 배터리류는 불가하지만 알카라인 배터리류는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일할 때 사용하는 충전지 40알 정도를 함께 포장했습니다.

배송중 중간에 박스가 터질까봐 테이프로 수도 없이 꽁꽁 밀봉해서 준비 완료!

짐을 부쳐야한다는 생각도 미처 못하고 홀라당 차도 팔아버린 상태라서 태국 지인분의 도움을 받아 우체국까지 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실천 중인 우체국의 모습. 접수대에도 가림막을 설치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 상자들. ㅋㅋ

그런데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으니... 상자 크기를 보더니 한 상자당 20kg을 초과하면 안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뤈!!!

저희가 가져온 짐 중에 2개가 무게 초과... 그중 하나는 1킬로 정도 오버인지라 부랴부랴 짐을 빼기 시작했는데...

직원 왈, "너희 짐 중에 혹시 배터리 있니?"

"응, 그런데 리튬 배터리가 아니라 알카라인 배터리야."

"그렇구나, 그것도 안되는데 어쩌지?"

...

헐... 멘붕... 그건 또 다른 박스에 들어있어서 박스를 뜯기 시작했고, 결국 배터리를 빼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다시 또 물어봤죠.

"그럼 내장 배터리가 들어있는 계산기도 안되는거야?"

"응, 안돼."

...

이것도 또 다른 박스에 담겨있어서 다른 박스를 뜯기 시작했는데... 아뿔싸! 이 박스가 아니네?! ㅋㅋㅋ

아주 총체적인 난국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엔 우체국에서 모든 박스를 다 개봉하고 짐을 넣어다가 뻇다가 무게 맞추려고 계속 접수대에 실측을 부탁하고... 박스는 무거우니 신랑 얼굴은 울그락 불그락거리고... 그걸 본 직원분들과 저희를 도와주러 온 태국 지인분도 슬슬 눈치를 보게 되고... 박스를 밀봉했다가 다시 뜯고를 반복하니 박스는 박스대로 걸레가 되어가고... 털썩!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전부 다시 집으로 가져와서 제대로 정리 후 다음날 우체국에 다시 오기로 하고 다시 80kg 정도 되는 짐을 다시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나라 우체국과 달리 태국 우체국에서는,

1. 한 박스당 중량 20kg 미만의 짐만 부칠 수 있습니다. 20kg도 안되고 중간에 송장이나 테이프 등을 붙이는 작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몇 백 그램은 여분으로 남겨두라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예) 19.5~19.6kg 정도가 안정적.

2. 리튬, 알카라인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배터리류는 불가합니다.

3. 배터리가 내장된 전자제품은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불가합니다.

4. 모니터 등의 전자제품도 불가합니다.

(그런데 저희 에스프레소 머신은 된다고 하는걸 보니 그 정확한 기준은 직원의 재량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상기 품목이 발견될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파손품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배송'을 해주던데 여기는 자비없이 무조건 반송처리 된다고 하니 꼭 지켜야겠습니다. 게다가 지금 배편으로 가는 일명 선편 택배의 경우는 코로나 영향으로 3개월 정도의 배송기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다시 집으로 가져온 짐 박스들. 그리고 새로 사온 더 작은 사이즈의 박스들.

집으로 돌아와서 배편이 3개월 정도 걸리면 싸놨던 여름 옷은 하나도 손을 못댔을텐데 몇 개 꺼내어 항공 수화물로 가져갈 수 있으니 차라리 잘됐다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이날 우체국 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푸켓 공항 폐쇄를 무기한 연장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완전 멘붕이었던 하루. 정말 고단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이 짐을 오늘 밤 다시 싸야한답니다. 내일 다시 우체국에 가기로 했거든요.

묵묵히 도와주고 있는 주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저는 이만 짐싸러 갑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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