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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오늘 태국 푸켓에서 2차 구호물품을 받았어요!

by Anchou 2020. 5. 12.

어제 푸켓에서만 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중에서 2명이 저희 부부와 같은 관할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고 또 그 중에서 한 명은 편의점 직원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와 다르게 태국에서는 큰 마트보다 시장이나 편의점 출입이 훨씬 잦은 편이라 이 감염자가 앞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습니다. 푸켓도 지난 일주일동안 신규 확진자가 0명이었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걸 보면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말 정말 서로간에 생활 방역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급 코로나 소식을 전하게된 이유, 저희 동네에 2차 구호 물품이 도착했거든요.

집안 물건을 중고로 팔고 있어서 마을 입구에 물건을 주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분들과 트럭 두 대가 저희 무반 단지로 들어오더라구요.

저희 단지의 통장 아저씨가 마을 일에 항상 열정적이시라서 ㅎㅎㅎ 이런 혜택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아직도 1차 구호 물품조차 못받은 분들도 많더라구요.

짜잔! 오늘 받은 구호물품은 요거에요.

신랑이 구호물품 온다는 소식에 저보고 얼른 나가서 인기척을 내주라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사람 없는줄 알고 그냥 지나치면 어쩌냐며. ㅋㅋㅋ 그래서 대문을 활짝 열고 마당에서 마스크 쓰고 나와있었더니 이웃집 분들이 보시고 막 웃으시더라구요. ㅋㅋㅋ

이번 구호 식량에는 지난번 받았던 액젓이 빠지는 대신 마일로 곡물맛과 설탕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꽁치 통조림, 쌀, 라면, 설탕, 식용유, 마일로.

곧 저는 일 때문에 선발대(?)로 한국에 입국 예정인데 혼자 세간살이 없이 지낼 신랑이 후발대로 귀국할 때까지는 조리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마도 마일로와 라면을 제외한 나머지 물품들은 다른 분들께 나눔을 해야하겠지만 저희도 나눌 수 있으니 감사함은 두 배였어요!

뭐든 개봉하는 걸 좋아하는 신랑과 달둥이. ㅋㅋ 일단 뜯고 봅니다. ㅋㅋㅋ

저희 무반단지 바로 옆이 초등학교인데요. 지금은 학교 개학도 미뤄진 상태이고 온라인 수업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이 없는 학교 정문 앞에 이렇게 무료 식량을 놓아두었어요. 누구나 어려운 사람들은 가져가서 끼니를 해결하라고 설치해두었더라구요. 이곳 말고도 여기저기 무료 급식을 해주는 식당들도 많이 있답니다. 전부 자발적인 기부를 받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무료 봉사로 운영되고 있어요. 이런 풍경은 우리나라나 태국이나 참 사람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딱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는 모습에도 서로서로 배려가 느껴집니다. 저희도 내일 여기에 받은 통조림을 두고 와야겠어요. 헤헷.

이제 이곳 생활도 90% 이상은 정리된 것 같아요. 시원섭섭한 푸켓 생활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때 금의환향을 꿈꾸기도 했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푸켓에서의 생활이었어요. 곧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한국 생활과... 불안정한 코로나까지... 사실 두려움과 막막함이 더 큰 귀국길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어떤 생활이 저희 앞에 펼쳐질지 설레임도 함께 합니다.

D-day가 다가오니 오늘의 이 단짠단짠한 기억들도 모두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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