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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푸켓타운의 정갈한 태국 음식점 : 뚜 깝 카오(Tu Kab Khao)

by Anchou 2019. 5. 31.

결혼기념일을 맞아 신랑이 블루 엘리펀트를 예약했었는데요. 내심 '드디어 가는구나!'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좀 망설여졌답니다.

블루 엘리펀트는 왕실에서 운영하는 태국 전통 음식점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궁중 기미상궁의 손맛을 대대로 이어오는 한정식 정도 된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가격도 참 고급지답니다. ㅋㅋㅋㅋ 부가세와 서비스 차지가 별도라 본 가격에 17%가 더 추가되니 참고!

저희 부부가 평소 먹는 양으로 단품메뉴를 주문하면 족히 5,000밧(한화 약 18만원) 가량 나오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여긴 동남아. 그래서 고민이 좀 됐어요. 그런데 다행이도 주말을 제외한 평일마다 요일별 런치코스 메뉴가 있어서 1인당 590밧(세금 별도)에 단품메뉴를 하나 정도만 따로 주문하면 절반 가격에 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길래 당장 취소를 했죠. ㅋㅋㅋ 블루 엘리펀트는 나중 평일에 가는 걸로.

다시 급하게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예전에 지인들과 함께 갔던 '뚜 깝 카오(Tu Kab Khao)'라는 태국 음식점을 다시 찾았습니다.



푸켓 타운에 위치한 뚜 깝 카오는 우리나라 블로거들에게 '투캅카오'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태국 음식점입니다.

블루 엘리펀트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나름의 성찬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우리나라로 치자면 중가대의 한정식집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푸켓타운 팡아 로드에 위치해 있는데 건물에 아주 큰 랍스터 한마리가 떡 붙어있어서 쉽게 찾으실 수 있답니다.




ตู้กับข้าว (뚜 깝 카오)

(+66)76-608-888

영업시간 : 11:30 - 12:00(연중무휴)

주차장 없음(주변도로가에 주차 가능)



랍스터 모형 옆에 작은 간판이 있습니다.

좌석의 대부분은 평일에도 예약석이 대부분인데다가 오후 7시 이후의 시간대에 예약없이 가면 웨이팅을 해야할 수 있으므로 웬만하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부부는 평일 저녁 7시에 웨이팅을 염두해두고 예약없이 방문했는데 다행이 몇 테이블이 남아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옆옆 건물에는 말레이시아 페낭스러운 벽화가 그려져 있네요. 푸켓타운의 곳곳에는 이렇게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찾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하지만 벽을 가리고 항시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어서 이렇게 풀샷으로 찍기 힘들어요. 저는 딱 이 자리에 당시 차량이 빠져나간 상태라 '럭키!'를 외치며 찍은 것이니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ㅋㅋ



뚜 깝 카오로 입성!

입구에 카놈(태국식 전통 디저트, 간식)을 팔고 있었는데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이따가 나오는 길에 사가자고 신랑에게 말했지만 나올 때엔 배가 너무 불러서 눈길조차 안가더라구요. ㅋㅋㅋ 사람의 요사스런 맘이란게 이런건가 봅니다.



홀은 크게 3 섹션으로 나뉘는데 왼쪽 룸, 중앙 홀, 오른쪽 룸 이렇게 입니다. 크지 않은 공간인데 공간을 나눠두어서 그런지 더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섹션별로 느낌이 아주 살짝 달라요. 저희는 왼쪽 룸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곳이 조금 더 컨트리풍이에요. 벽면을 가득 채운 왕들의 사진들.



한쪽 벽은 통창으로 밖이 훤히 보입니다.



왼쪽 룸에는 라이브 무대가 있어서 시간대별로 가수와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분위기도 좋았어요.



Pomelo salad

쏨땀의 친척뻘 쯤되는 음식으로 '쏨오'라고 불리는 왕 오렌지를 쏨땀의 파파야 대신 넣고 버무려먹는 매콤 달콤 새콤 짭조름한 샐러드입니다.

이곳에서는 특별히 새우와 다진 돼지고기도 함께 넣어 갈릭 후레이크와 함께 버무려주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액젓과 비슷한 베이스를 넣고 가볍게 버무린 음식이라 쏨땀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좋아하실 듯.



Phuket local stewed pork

돼지고기지만 소갈비와 장조림의 중간쯤 되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우리나라 돼지갈비를 한 3번쯤 졸여내면 이런 진한 맛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기도 엄청 부드럽고 태국음식 치고 달지 않아서 밥 비벼먹으면 좋을 그런 맛이었어요. 고수가 위에 토핑되어 나오지만 음식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싫어하는 분이라면 걷어내고 드시면 되겠습니다. 165밧(한화 약 8,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생각보다 양도 실하고 간이 센 편인지라 메인 메뉴가 있다면 성인 3명이 사이드로 하나 시켜 나누어 먹으면 딱 좋을 양입니다. 저희는 둘이서 밥 3그릇+누들까지 먹었지만 조금 남겼을 만큼 먹어도 먹어도 좀처럼 바닥이 보이지 않았던 메뉴입니다. 다음에 가면 밀폐용기를 가져다가 남은걸 포장해와야겠더라구요.



coconut crab curry + noodle

별 다섯개짜리 메뉴입니다.

예전에 지인들과 방문했을 때 나누어 먹었던 메뉴인데 혼자 먹었던게 아니라서 아쉬웠던터라 신랑이 먼저 주문해줬어요. 메뉴 이름을 몰라서 헤매고 있었거든요. ㅎㅎㅎ

매콤하지만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서 부드럽고 고소한데다가 게살이 왕창 들어가서 밥에 비벼먹어도 꿀맛이고 함께 나오는 누들에 비벼먹어도 꿀맛입니다. 코코넛이 들어가면 달 것 같지만 전혀 달지 않아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더해줄 뿐! 또 사이드로 마늘 후레이크와 오이, 롱빈이 나오는데 적당히 섞어먹고 찍어먹고 부어먹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ㅎㅎㅎ 이번에도 감탄하면서 먹었네요!

이렇게 나오는 세트 메뉴가 340밧이에요.



prawn cake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중에 주문한 새우 크로켓 되겠습니다.

함께 주문한 다른 메뉴들에 정신이 팔려 이건 그냥 so So. 다른 음식점에서 먹는 (기성제품 사다가 만든) 새우 크로켓보다야 낫지만 특출나게 맛있는! 뭐랄까 새우살이 적당히 살아있는 그런 식감이나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코코넛 크랩 커리가 최고였네요!

현지분들이 양쪽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그분들도 이건 다 주문했더라구요. 사람들 입맛은 대부분 비슷한가 봅니다. ㅋㅋ 크랩커리 덕분에 저 누들과 밥 1.5공기를 혼자 싹쓸이하고 왔답니다. (이러니... 나와서 카놈을 살 맘이 없어졌지요. ㅋㅋㅋ)



아기자기한 도자기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 서빙되고 분위기도 클래식하고 깔끔한 매장에 음식 맛도 중간 이상급인데다가 가격까지 정직하다보니 국내외 교민들 뿐만 아니라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위의 메뉴에 밥 3공기, 음료 3잔까지 해서 약 1200밧 정도에 만찬을 즐겼네요. 포스팅하다보니 조만간 커리 먹으러 또 가게될 것 같습니다.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쾌적한 환경에서 제대로된 정돈된 태국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저희 부부의 결혼기념일은 이렇게 짧고 굵게, 그리고 맛있게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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