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서 달둥이만큼 입이 고급인 인물이 없습니다.
저와 신랑은 라면을 먹어도 달둥이는 하루에 한번씩 꼭 고기를 먹였거든요. 그러다보니 사료를 간식이나 별식 정도로 생각하고, 고기도 같은 종류나 같은 조리방식이 두 번 이상 반복되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답니다. 어쩌겠어요. 다 저희 탓입니다. 너무 상전으로 받들어 모셨나봐요. 게다가 고집도 얼마나 센지 맘에 드는 음식이 없으면 토할 때까지 굶어버리기 일쑤.
안되겠다 싶어서 며칠 전부터 배식 훈련에 들어갔습니다...만 어제도 하루종일 굶다시피 하다가 오늘 아침엔 공복에 토까지 했어요. 그리곤 시무룩.
마음이 약해져서 또 다시 고기를 구웠습니다. 것도 소고기 스테이크요.
실은 이 스테이크를 구우면서도 조마조마했던게 '달둥이가 안먹으면 어떻하지?'였습니다. 스테이크도 두 번 연속으로 주면 안먹는 녀석이 얼마 전까지 기름진 삼겹살에 꽂혀서 기름기가 적은 고기는 입도 안댔었거든요. 일단 구워봅니다.
이 과정을 유튜브로도 찍어봤어요. 영상을 다 올리고 보니 마트에 사러가는 컷을 빠뜨렸더라구요. 아까비...
(일주일에 두 편씩은 올려봐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다행이 달둥이는 스테이크 한 접시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그리곤 다시 시무룩... 그간 빈정이 많이 상했나봅니다. 우쭈쭈.
아참, 영상에 나오는 로즈마리 허브는 달둥이에게 알러지 반응이 없어서 가끔 저렇게 사용할 때가 있어요. 소금간은 하지 않고 후추만 아주 살짝 뿌려서 스테이크를 굽습니다. 익힘 정도는 미디엄레어에요. 가끔은 웰던 아니면 안먹고 어느 때는 이렇게 레어스러울 때만 먹는 아주 입맛 까다로운 강아지입니다. 집사는 오늘도 라면을 먹었구요. 또르륵.
저희 친정 엄마가 보시면 놀랄 '노'자이지만 나중에 언젠가가 될지 모르는 시점에 한국에 가게 되면 자주 못먹일테니 지금이라도 먹고 싶은 것 잘 먹이려고 합니다. 그래도 영양면에서 사료 먹이는 훈련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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