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푸켓도 중국인 화교들이 많이 정착해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중국 문화와 태국 문화가 꽤나 많이 공존해 있지요. 그 중 하나는 Chinese New Year, 바로 중국의 음력 설입니다. 날짜는 우리나라와 같아요.
푸켓도 역시 이 날이 되면 음력 12월 31일부터 시끌시끌합니다. 이런 현지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 단지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술 파티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사원에 제를 올리러 가는 분주한 움직임들도 보입니다. 그 중 가장 요란한 문화 중 하나가 바로 '폭죽'인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불꽃놀이가 아니라 붉은색 큰 화약 묶음에 불을 붙여서 터뜨리는 거에요. 붉은색 종이로 감싼 화약들이 굴비 엮듯 줄줄이 엮여있는데요. 한 두개가 터지는게 아니라 적게는 수십개부터 많게는 몇 백개, 몇 천개까지 연이어 터지는데 그 소리가 고막이 아플 만큼 어마어마 합니다.
저희 옆옆집도 아침 8시에 파바바방 터치더니 이렇게 붉은 종이로 집 앞을 물들였습니다. 방콕도 소음과 환경 공해 때문에 규제한다는데 푸켓은 아직인가 봅니다.
저희 주택 단지 입구는 아주 붉은 꽃길이 되었어요. 두시간 가량 쉼없이 터지는 소리가 났었는데 바로 이 집에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폭죽이 터질 때 바로 옆에서 차를 타고 있으면 차가 울릴 만큼 소리와 진동도 크고 화약 연기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랍니다. 이 큰 소리로 집에 있는 잡귀나 액운을 몰아낸다는 의미래요. 문제는 소리도 소리지만 이렇게 터뜨린 폭죽을 전혀 치우지 않아요. ㅎㅎ 우리나라라면 폭죽을 터뜨리지 않는 옆집에서 소음과 쓰레기 때문에 크게 싸울 것 같은데 이런 문제로 이웃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건 아직까지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암튼 신기합니다. 허허~
아참, 저희 달둥이는 그 이후 완전히 회복되어 아주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살이 더 쪄서 오동통해졌어요. ㅎㅎ
집 안에 있어도 밖에 전쟁통인 것처럼 시끄러운 탓에 달둥이는 이틀 내내 고문이 따로 없습니다. 등에 털이 설 정도로 공포에 질려서 집 안에 응가까지 쌌더라구요. 그래서 달둥이가 좋아하는 수건으로 귀를 막아주고 모든 기기의 볼륨을 최대로 올려주었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달둥이 짖는 소리가 묻힐 만큼 폭죽소리가 컸거든요. 구정 당일인 어제는 새벽 6시부터 저희집 바로 옆에서 갑자기 폭죽을 터뜨리는 바람에 심장마비가 오는 줄 알았습니다.
저희도 이렇게 고막이 터질 것 같고 두통까지 생길 지경인데 달둥이는 얼마나 견디기 힘들까요. 이렇게 폭죽을 터뜨리는 기간이 4번 정도 있는데 신정(까치까치 설날), 구정(중국 설날), 쏭크란(태국 설날), 낀제(베지테리언 페스티벌)입니다. 이곳에서 명절이나 축제 모두 신나고 즐거운 기간이지만 요놈의 폭죽 때문에 달둥이에겐 고통의 기간이기도 합니다. 달둥이는 살아 생전에 폭죽 소리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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