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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나의 일 이야기

독일에서 나를 보러 푸켓까지 와준 고마운 친구들

by Anchou 2020. 3. 6.

2016년의 이야기입니다.

푸켓 위에 위치한 카오락(Khaolak)이라는 지역에서 웨딩 촬영을 한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해외에서는 신랑과 신부 이 두 사람이 꿈꾸는 곳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기도 합니다.

독일에서 온 Stefan과 Anja도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2016년 촬영했던 사진이에요

화려하거나 떠들썩한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자연을 배경으로 온전히 두 사람만이 기쁨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모자람 없는 그런 시간이었어요. 우리가 만난건 그날이 첫날이었고 당시 플래너 겸 주례를 맡았던 호주인 1분과 저 이렇게 두 사람이 증인이 되어주었습니다. 매년 2~3월마다 이날을 추억하며 태국 카오락 지역에 여행을 오겠다고 했던 두 사람.

이후 우리는 종종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하며 지내다가 그들의 말처럼 매년 2월, 3월에는 꼭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원래 푸켓에서 차로 2~3시간 이상 떨어진 카오락 지역에 머물다가 가는데 저 때문에 2박을 푸켓에 오는 일정으로 잡아준 고마운 친구들.

그래서 ㅋㅋ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식 레스토랑인 세레스(CERES)에 데려왔어요.

(세레스는 일전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여러가지 메뉴가 리뉴얼되어 다음에 또 가게되면 포스팅해드릴게요!)

한국음식은 처음인데다가 매운걸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비교적 덜 매운 음식 위주로 주문했어요. 불고기, 자장면, 찐만두, 목살구이정식 등. ㅋㅋㅋ 3명이서 먹기엔 너무 많았지만 ㅋㅋㅋ 착한 스테판이 바닥까지 긁어가며 먹어주었답니다.

식사를 배불리 마치고 빅부다에 올라갔어요. 빅부다는 말 그대로 큰 부처님을 모신 곳인데 산꼭대기에 아주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푸켓의 남부 지역 어딜 가든지 빅부다를 볼 수 있습니다. 산꼭대기에 올라왔더니 푸켓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날씨가 좋아서 여러 섬들까지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곤 찾아간 카오랑힐.

여길 간건 정말 판단 미스. ㅋㅋㅋ 또 푸켓 전경을 볼 수 있는 그런 비슷한 코스였거든요. 카오랑힐에 간 목적은 이게 아니라 원숭이를 보러 온거였는데 생각보다 원숭이도 적었고 안전상의 이유인지 카오랑힐 상가를 운영하는 태국 현지인들이 원숭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한 곳에 몰아놨더라구요. 그래서 기대했던 것 만큼의 스팟은 아니었답니다. 흑흑.

친구들이 묵었던 빠통의 씨썬샌드 호텔(sea sun sand hotel).

음료 한 잔 꼭 하고 가라는 부탁에 따라 올라왔는데 이런 어메이징한 노을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비치와 접해있는 숙소가 아닌 약간 사이드에 위치한 작은 호텔일거라 생각했는데 라운지에 올라가니 이런 절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 가든에서는 연주자가 직접 나와 분위기에 어울리는 멋진 곡들을 연주해주고 있어서 뭔가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여유로움을 얼마만에 느껴보던지.

너무나도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려는데 안야가 나를 주려고 지난 크리스마스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두었다며 초코렛과 목걸이를 선물해주었어요. 실제로 보면 더 예쁜 수공예 목걸이에요. 요즘 한창 악세사리에 푹 빠져있었는데 그걸 어찌 알았는지 딱! 정말정말 감동했습니다.

내년엔 신랑과 함께 독일에 꼭 놀러오라며 저희를 위해서 머무를 곳도 마련해주겠다는 착한 커플. 열심히 모아서 독일에 꼭 가보고 싶어요.

코로나 사태로 푸켓 경기가 상당히 타격을 받고 있는데 저희 부부도 아주 직격탄을 맞고 있답니다. 이 복병이 장기화된다면 아마도 내년에 해외여행은 어렵지 않을까...싶기도 해요. 또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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