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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TV+영화 이야기

시즌 2를 강력하게 원하는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by Anchou 2018. 8. 6.

이 카테고리는 개인적으로 제가 너무 재미있게 시청한 드라마나 영화를 모아놓는 창고입니다.

오늘 기록(?)할 드라마는 바로 OCN 채널에서 방영한 '라이프 온 마스'입니다. 이 드라마는 동일 제목의 영국 BBC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5%가 안되는 시청률이었지만 그에 비해 스토리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 모두 너무나도 훌륭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바로 오늘 16부작을 끝으로 종영했지만 시즌 2를 아주아주 강력하게 원하는 바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보게 된 드라마 중 하나에요. 그러고 보니 요즘 ocn 채널의 드라마 퀄리티가 다시 좋아진 것 같습니다. 한때 tvN에 뒤쳐지는 것 같아 좀 아쉬웠는데(순전히 제 기준으로 말이죠. ㅎㅎ) 점점 또 좋아지고 있더라구요.

라이프 온 마스 굵직한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평소 본인이 직접 확인한 것만 믿는 과학수사대 소속 형사(한태주)가 한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 범인이 어린 시절 잊혀진 기억 속의 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의문의 공범에게 총을 맞고 연이은 공격에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코마에 빠진 그가 8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죠. 똑같은 형사의 신분이지만 과학 수사가 아닌 전형적인 육감 수사를 펼치는 수사팀에서 과거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아버지와 연관된 사건을 파헤치게 되고 어떤 것이 진짜 현실인지 더욱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든 진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이미 그 안의 팀원들과 알게 모르게 정이 들어버린 상태. 결국 코마에서 깨어나 현실 세계로 돌아오지만 또 다른 세계에서의 일들이 너무나 선명해 그 흔적들이 진짜인지 기록으로 찾아보게 됩니다. 인물들에 관한 기록은 없지만 사건에 관한 기록은 실제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는 더욱 혼란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는 가장 위기였던 순간에 팀원들을 버리고 왔다는 생각에 걱정과 그리움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내가 미친 걸까요?"

코마 상태에서 새롭게 그려진 세계에 한태주가 혼란스러워 할 때, 팀원인 윤순경이 이런 말을 하죠. 가슴에 손을 대고  심장이 뛰는걸 느껴보라고 말이죠. 느껴진다면 모두 실제하는 거라고요. 현실로 돌아온 태주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겪었던 모든 일들이 너무나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다시 또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때 태주의 엄마도 태주에게 같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눈을 감고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에서 딱 하나 아쉬웠던게 바로 태주 엄마의 연기... 너무 올드한 더빙 시절 연기 스타일이 몰입을 방해하더라구요)



현실 세계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한 태주는 결국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를 보기 전 이미 원작 드라마의 스토리를 찾아봤던 터라 태주가 자살을 택할 거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원작과 전혀 다른 결말을 기대하기도 했는데요. 똑같은 상황의 전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태주는 자신이 깨어나기 직전, 무의식 세계에서의 팀원들이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현실로 돌아가고싶은 열망에 그들을 잠깐 외면했었는데요. 다시 그들을 구하러 코마 상태에 빠지기 위해 건물에서 투신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저 셔츠도 너무 잘어울립니다. ㅎㅎ)



다시 무의식 세계로 온 태주는 곧장 팀원들을 구하러 달려갑니다.



그가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이들은 정말 죽었을까요? 아니면 진짜 무의식이 만들어낸 허상들일까요...?

어찌되었든 태주는 팀원을 구하고 배후에 있던 범인까지 검거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태주에게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갈 기회가 생기는데요. 바로 서울로 전출 명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에서 서울이라는 곳은 아마도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짜 가슴이 뛰고 진짜 그가 원하는 곳은 이미 이 곳. 결국 태주는 스스로 이 곳(무의식 세계, 과거의 인성시)에 머물기로 결심하고 전출 명령서를 찢어버리게 됩니다.



태주는 결국 무의식의 세계에 갇혀버리고 만 것이지요. 하지만 이게 갇혔다고 표현해야 맞는 것인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일 수 있으니까요. 정말 지금 저희가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어딘가에 또 다른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상상을 나름 현실감 있고 가능성 있게 풀어낸 드라마가 아닌가 합니다.

배우들 모두 원래부터 그 캐릭터의 인물이었던 것처럼 너무나도 찰떡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더 빛나는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인공 태주역의 정경호, 이 배우를 재발견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항상 가벼운 역할만 하다가 이런 정극 연기도 맞춤 수트를 입혀놓은 듯 정말 제대로 였어요. 그리고 윤순경역의 고아성. 매번 영화에서만 보다가 드라마에서 보니 드라마를 영화로 바꾸어 주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촌스러운 윤순경 역할도 어찌나 잘하는지 디테일한 목소리 톤까지도 바꿔가며 열연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원래부터 그 시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80년대 형사로 완벽 빙의한 강계장역의 박성웅. 이분은 뭐 아주 그냥 그 시절 형사님을 모셔온 듯한 싱크로율 100%의 생활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내내 토크방에서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조남식 형사(노종현 분). ㅋㅋ 마지막주까지도 많은 분들이 공범이 조형사일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요. 조연이지만 뭔가 임펙트 있는 존재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제나 믿고 보는 감초 역할의 오대환(이형사). 매번 욱하고 감정적인 연기가 원래 성격인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ㅋㅋ 그만큼 리얼한 연기를 보여준 거겠죠!

매주 주말을 기다렸는데 벌써 종영이라니... 또르륵. 벌써부터 시즌 2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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