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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태국 생활 중 가장 속 터지는 배달 오류

by Anchou 2017. 11. 25.

집에서 밥해먹기 귀찮은 날, 우리 부부는 자주 KFC에서 치킨을 시켜먹곤 합니다.

그날이 바로 오늘!

아직 우리나라에 비하면 배달을 해주는 곳이 많진 않지만 이곳 푸켓에서는 피자 컴퍼니 1112, 맥도날드, KFC, 그리고 몇몇의 한국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답니다.

이 중에서도 KFC 치킨은 다른 태국 길거리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닭튀김보다 기름도 깨끗한 편이고, 짠맛도 덜해서 애정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예전엔 피자(컴퍼니) 1112에서도 피자를 자주 시켜먹었었는데 가격도 많이 오른 데다가 피자치즈 양도 너무 적어져서 예전만큼 이용하진 않고 있어요.

그나저나 오늘 시킨 메뉴는 '더블치즈 징거버거 세트'와 '핫 앤 스파이시 치킨 2조각 세트' 2개입니다.

15~20여분 후 집으로 딜리버리 맨이 왔습니다. 띵동~

음, 영수증엔 주문이 잘 접수되어 있네요.

그. 런. 데 오마이갓!!!

핫 앤 스파이시 치킨이 꼴랑 두조각 뿐입니다.

신랑 왈, "또야? 지난번엔 코울슬로 빼먹더니...어쩐지 딱 받아 드는데 가볍더라니."

맞습니다.

저희는 KFC에서 배달시켜 먹을 때마다 메뉴 하나가 빠진채로 배달되던지 해당 메뉴가 없다고 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콕 찝어서 "이걸로 바꿔주세요" 라고 이야기하면 "오케 오케" 대답하지만 대체되는 메뉴는 언제나 랜덤이에요.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일어나는 일입니다.

심지어는 한국 음식점에 자장과 탕수육을 시켰던 적이 있는데 탕수육에 자장 소스가 빠진채 면발만 배달된 적도 있답니다.

해당 음식점 왈, "그냥 탕수육만 드시면 안될까요?" 였습니다. 뭐, 이런 일은 누가 봐도 실수니까, 그냥 이해해버리는 우리 부부.

KFC는 배달을 오는 매장도 집에서 오토바이로 10분 정도 걸리는 곳이라서 빠진 메뉴나 바뀐 메뉴를 가져다 달라고 하기엔 미안하기도 해서 그동안은 그러려니 넘겨버리고 말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저걸론 도저히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양을 보니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콜센터에 전화해서 컴플레인을 걸었죠. 그리곤 50여분 후 꾸역꾸역 치킨 두 조각을 받아냈습니다.

사실 안오는 것은 아닌지 내심 기대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포기할 때 즈음에 딜리버리맨이 오긴 오더라구요.

보통 태국에서 외국인이라면 이런 일은 그냥 넘기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종종, 아니 자주 계산에 덤터기를 쓰거나 상품 누락으로 직원들이 용돈 벌이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짠순이 주부인지라 장보러 가면 영수증은 우리나라에서보다 꼼꼼히 체크하는 편입니다.

이번 배달 사건도 쌓이고 쌓이다가 이제는 대놓고 하나씩 두개씩 쏙 빼먹길래 한 번은 컴플레인 해야겠다고 벼르고 벼르다가 해버렸습니다.

이번 컴플레인을 계기로 아마도 한동안은 배달을 칼같이 해주겠지요.

나라마다 문화나 습성이 다른 것은 이해하지만 이런 부분은 정말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문화적 차이라고 하기엔 너무 사기잖아요?

"작은 부분은 틀려도 이해해줄거야.

이 정도는 내가 챙겨도 뭐 괜찮겠지.

큰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작은 걸로 따지고 들지?"

6년째 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와 같은 마인드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모든 태국인들이 그런 것도 아니고 꼼꼼하고 칼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아닌 사람이 더 많아서 속풀이로 끄적여봤네요.

한국인 개인사업자들과 거래하는 회계사 사무실들 조차도 회사측에서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 나도 모르는 금액들이 나날이 붙게 되는 경우도 흔한 걸 보면 내 스스로가 꼼꼼해지고 똑순이가 되는 수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킨은 정말 맛있어요.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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