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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재미난 이야기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군대 징집 풍경

by Anchou 2017. 9. 10.

태국에서는 21살의 성인 남성이라면 2년 동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제비뽑기로 군대에 간다고?!

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군대에 갈 수 있는 정신과 신체를 가졌는지를 1차로 검사하기 위해 매년 4월

21살의 태국 남성들은 지역에서 정한 곳으로 출석하여 신체검사를 하고, 

신검을 통과한 남성들은 또 다시 제비뽑기를 통해 복불복으로 입대를 하게 됩니다.

실제로 줄을 선 젊은 남성들이 불투명한 통에 손을 집어 넣고 자신이 군대에 가는 여부를 제비뽑기 합니다.

검은색 표를 뽑으면 면제, 빨간색 표를 뽑으면 군대에 가야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참 재미있는 프로세스라는 생각이 드는데

더 신기한 풍경은 따로 있습니다.

태국의 경우, 트랜스젠더가 많죠.

바로 트랜스젠더들도 신체검사에 참석하는 모습인데요.

태국에는 트랜스젠더가 많지만 아직 태국의 법률상 신분증에 대한 성별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약 10만명에 달하는 트랜스젠더들도 이 1차 신검에 참석해야 하는 것입니다.

해당 자리에서 트렌스젠더들은 군 면제 증서를 발급받게 됩니다. 

악용의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도 출석하여 꽤 까다롭고 수치스러운 개인 검사까지 받은 후,

면제 증서를 받게 되는데요.

실제로 면제 증서를 받지 못한 트랜스젠더는 제비뽑기를 통해 군대에 가야 합니다.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트랜스젠더 또한 군대에 가야했지만

트랜스젠더 여성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6년에 걸친 싸움 끝에 군면제권을 얻어낸 것입니다.

태국의 트랜스젠더들은 이미 자신은 여성이라는 깊은 인식을 하고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여성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태국 여성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 트랜스젠더 미인대회에서 여왕으로 뽑힌 Patra Wirunthanakij라는 이 트렌스젠더도 예외없이

징집에 참석해서 화제가 됐었죠.


하지만 조금 전 말씀드린대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런 면대면 심사는 한동안 계속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4월에도 완벽한 성전환 수술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집을 피해 도망간 트랜스젠더의 사례가 있었고,

신체검사에 와서 탈락한 사례도 많았다고 하니

참 웃프면서도 뭐라 판단하기 복잡미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21살 신체검사 전까지는 엄청난 걱정과 스트레스인가 봅니다.

21살이라면 어린 나이에 성정체성은 여자인 사람이

아직 돈이 없어서 성전환 수술을 못했다는 이유로 

2년 동안 다른 남성들과 함께 단체 생활을 해야하는 것은 군 생활의 압박감보다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요.

이 신기하지만 어찌보면 애처로운 이 광경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까요?

매년 이 큰 행사(?)를 앞두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 라인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 미디어, 인권 단체 등이 모여 회의를 가진다고 합니다.

또한 트랜스젠더를 또 하나의 성으로 인정하기 위해

그들의 수용 시스템 제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신기한 프로세스 때문에 해외 언론의 주목과 인권 문제에 대한 제기를 수차례 받은 군 관계자는

"트랜스젠더 여성을 여성으로서 존중하며 대하라"는 명령을 각 하위 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는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어떻게 더 나아진 모습으로 변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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