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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해외 여행

2월 25일 인천공항에서 푸켓 집으로 돌아가다(by 진에어)

by Anchou 2020. 2. 27.

바로 오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뚫고 태국에 왔습니다. 현재 거주하는 곳이 태국이라 어떻게든 와야했거든요. 본 포스팅에서는 2월 25일자 인천공항 모습과 푸켓 국제공항 입국심사, 진에어 이용기 등이 담겨있어요.

 

"2월 20일 홍콩익스프레스 항공을 진에어로 변경하다"

어제 저녁 비행기로 인천을 출발하여 오늘 새벽 푸켓에 있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비행 스케줄은 2월 20일 인천발 홍콩 익스프레스로 홍콩에서 1회 경유하는 일정이었습니다. 2월 20일 인천 공항에 가보니 홍콩-푸켓 항공편이 아예 취소되었더라구요. 이미 인천-홍콩 항공편도 줄어들어 스케줄이 당겨진 상황이라 꼼짝없이 홍콩에서 24시간 이상 머물러야 했습니다. 그날까지는 우리나라보다 홍콩이 더 위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항공편을 다시 알아보는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다행이도 우리나라에서 태국으로 여행가는 인원이 줄어들어 공항에서 직접 표를 구할 수 있었고 제가 pick한 항공편은 '진에어'였습니다. 20일 날짜 기준 25일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에 기왕 늦어진 일정, 며칠 더 쉬다가자 싶어서 25일로 예약을 했지요. 홍콩익스프레스 체크인 데스크에서는 항공권 취소나 환불에 관한 업무는 하지 않는다고 해서 본사에 연락해서 취소와 환불 요청을 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항공편이 변경과 취소된거라 다행이 환불 요청이 받아들여졌습니다. 홍콩익스프레스의 환불 기간은 6~8주 정도 소요된다고 해요.

(홍콩 익스프레스는 홈페이지 상의 환불요청 신청 이메일 또는 본사 전화를 통해 환불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단, 본사 전화 안내 직원분들이 한국분들이 아닌 중국 또는 홍콩분들이라 100% 한국어 안내를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중국어 또는 영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어렵지 않게 통화하실 수 있습니다.)

결국 20일에는 공항에 가서 허탕을 치고 그냥 집으로 왔네요. 한가지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저 상자가 담긴 카트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더라는 겁니다. 대부분 마스크로 보입니다. 실제로 제 옆 데스크에서 캐리어에 마스크 700개를 가져가다가 1인당 갯수 제한에 걸려 여러 캐리어에 나누어 담는 걸 보면서 규제의 헛점이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서다"

21일을 기점으로 바이러스 확진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불안했습니다. 23일부터는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들도 생겨나고... 혹시라도 태국에서 입국 거부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20일에 홍콩에서 하루를 머물더라도 갔어야 했나 싶기도 했고... 솔직히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50%의 마음을 비우고 일단 가보기로 했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의 공항.

불안함과는 달리 평화로운 인천 공항의 모습입니다.

일단은 다행이도 항공편은 결항되지 않았습니다. 티켓팅도 무사히.

이미그래이션을 지나 보딩 게이트로 이동 후 바로 투명 우비와 라텍스 장갑으로 무장했어요.

'진에어의 친절했던 직원분들'

N95 마스크와 우비, 라텍스 장갑을 끼고 진에어에 탑승했습니다. 앞 좌석의 중국 여성분과 커플이었던 중국 남성분이 기침을 심하게 하셔서 직원분께 양해를 구하고 뒷편 좌석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상황 설명을 드리고 자리를 옮겼는데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셨어요. 마스크를 벗을 수 없어서 무료로 제공되는 밀박스와 음료는 사양했습니다. 푸켓행 비행기는 보잉 737-800기종이었고 좌석 앞이나 양 사이드에 스크린은 없었습니다. 뭐... 저는 비행기에서 거의 잠을 자거나 개인 업무를 보기 때문에 필요없는 옵션들.

멋진 노을 하나 볼 수 있다면 땡큐죠!

 

'그리고 푸켓 국제공항에 도착하다'

마지막 관문. 현재까지는 태국에서 입국 제한을 한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설마설마 하면서 입국장에 들어섰습니다. 열탐지 카메라를 지나고 입국심사대 앞에 서니 두근두근. 여행객들은 통과시켜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꼬투리를 잡는게 장기거주 비자인데... 오잉? 서류만 살펴보더니 바로 통과됐습니다. 다른 여행객수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허무하리 만큼 평소보다도 훨씬 빠르게 그냥 통과 스탬프를 꽝꽝! 찍어주더군요. 그리고 자가격리와 관련한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뉴스에서 분명 태국 입국절차 강화, 2주간 자가격리라고 들었는데 아니었어요. 저랑 같이 비행기 타신 분들 모두 그냥 슝 가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26일 새벽에 집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돌아오고 나니 한국에 있는 가족과 주변분들 걱정이 또 이어집니다. 날씨라도 빨리 푸근해져서 하루 빨리 사태가 잠잠해지길, 확진된 분들도 어서 쾌차하시길 멀리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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