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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분노주의

이열음 대왕조개 사건과 관련한 태국의 법 :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by Anchou 2019. 7. 15.

며칠 전 정글의 법칙 로스트 아일랜드 편에 출연한 배우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하고 요리해서 먹어버린 사건이 태국 법에 위반되어 큰 곤혹을 치뤘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인 이 사건에 어떤 점이 문제인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더 일찍 올리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개인 사정상 이제야 여유가 생겼네요. 또르륵...



전에도 몇 번이나 엉뚱한 포인트에서 엄격한 태국 법에 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자담배 소지로 구류되었다가 재판까지 받고 추방당한 프랑스 여행객, 태국에서 금지하는 외국인 직업군, 유튜브에 허위 영상을 올렸다가 징역형을 받은 청년, 그 외에도 엄격한 왕실 모독죄 등등.

때론 당황스럽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이야기가 괜히 생긴게 아닌 것처럼 어떤 나라를 방문하기 전에 내가 하게될 활동들과 관련하여 위법한 부분이나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여부는 반드시 숙지하고 가야합니다.


<출처 : 이열음SNS>


사건은 이렇습니다.

지난 3월 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정글의 법칙 촬영팀과 배우들이 뜨랑 지역의 핫 차오 마이 해상 국립공원에서 생존 촬영을 했고, 이 촬영분 일부가 6월 30일 방영되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배우 이열음이 잡은 대왕조개 때문이었는데요. 그녀는 대왕조개 3개를 잡았고 일행들은 잡은 조개를 구워먹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태국에서 이 대왕조개는 희귀보호종으로 채취 자체가 불법입니다. 더군다나 그들이 촬영한 장소는 무인도가 아닌 해상 국립공원 지역 내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렵 활동이나 채취 활동이 매우 제한적인 곳입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서 떡하니 이런 불법 채취 행위를 방송을 통해 내보내니 태국 정부에서 가만히 둘리가 없죠. 게다가 촬영 허가 요청서 공문에 어떠한 수렵, 채취 활동에 대한 요청 내용도 없었거니와 이러한 활동을 허가해준 내용조차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글의 법칙 측에서 PD의 서명(결재)을 받아 태국 정부 측에 보낸 공문을 보니 사냥(수렵, 채취 활동)을 하지않는 조건 하에 촬영이 허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가 되자 정글의 법칙 측에서는 이러한 규정을 몰랐다고 발뺌했지만 그들이 보낸 촬영 허가 요청서에 분명히 사냥(수렵, 채취)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이 붙여져 있어 제작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제로 태국 법을 살펴보면,

1961년 제정된 국립공원법에 따라 이를 위반할 시 최고 5년의 징역형 또는 벌금 20,000바트를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1992년 제정된 야생동물 보호법까지 위반한 상황인데 이를 어길 시 40,000바트의 벌금형 또는 4년의 징역형, 상황에 따라 이 두 형벌 모두 징벌할 수 있습니다.

그깟 백만원대 벌금 내면 되지!가 아닙니다. 태국은 경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함께 있기 때문에 수 틀리면 징역형까지 더하여 기소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범법 행위를 행한 주체가 배우 이열음이라는 것이지요. 아마도 그녀는 제작진과 현지 코디네이터까지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제지없이 촬영을 진행시키니 당연히 범법 행위인줄 모르고 그저 열심히한 죄(?)밖에 없을 겁니다. 그녀를 옹호하는 분들은 이미 청와대에 청원을 넣은 상황이라는데 의미 없는 액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냉정하고 안타깝지만 법에서는 '모르고 하는 것도 죄'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일전에 뉴질랜드에서 배가 고파 육지 농가로 올라온 아기 물개를 본 한 가족이 불쌍한 마음에 물개에게 물고기를 준 후 바다로 돌려보냈는데 뉴질랜드 동물보호협회에서는 물개를 만진 것만으로 해양포유동물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그 가족에게 벌금 2억원을 추징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방향과 법이 정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를 수 있죠.

특히 태국은 자존심이 센 나라입니다. 저런 범법 행위가 해외 공중파에서 버젓이 방영되었는데 가만히 있을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강력하게 책임을 묻지 않을까 싶습니다. 몰랐다는 식의 소극적 대처나 나몰라라식의 무대응 자세는 자칫 괘씸죄까지 더해져서 벌금으로 끝날 일이 징역형까지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간 비슷한 경우를 많이 봐왔기에 걱정이 됩니다. 또한 범죄 전과가 기록된 외국인은 태국에 다시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에 배우로서 이열음씨가 추후 해외 활동에도 제약이 생기게 될까 이 점 또한 우려스럽습니다. 가장 큰 책임은 제작진 측에 있는데 사과 없이 회피만 하는 태도는 배우에게, 시청자에게, 그리고 태국이라는 나라 모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도덕적 책임감이 있다면 정글의 법칙 제작진 측에서 이열음보다 앞서서 태국 정부에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사과와 이에 상응하는 발빠른 보상을 해야만 이 문제가 진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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