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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정보톡톡

대자연의 재앙, 불의 고리

by Anchou 2017. 9. 25.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궁화산이 분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아궁화산의 경보 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 단계로 높이고 3만 5천 명이 넘는 주민들을 임시 대피소로 대피시켰습니다. 실제로 아궁화산의 지하에서는 하루 400 차례 이상의 화산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산의 분화구로부터 200미터 이상의 가느다란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산 인근의 원숭이와 뱀 등 야생동물이 산으로 내려와 달아나는 모습도 목격되어 화산 분출이 목전에 다가왔다는 의견입니다. 만약 화산이 분출되면 4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생기고, 주변국가의 대기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2, 3년 전 말레이시아 산불로 인해 한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아참, 이곳은 태국입니다.) 그나마 화산 분출의 경우엔 이러한 전조 현상이 있기 때문에 대피할 시간이라도 주어지지만 지진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지난 7일에 이어 19일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는 각각 규모 8.1과 7.1의 대지진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멕시코는 세계 주요 지진대와 화산대의 활동이 중첩된 지역으로 32년 전 이맘 때 즈음에도 8.1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여 당시 1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었기에 시민들은 더욱 참담해하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둘러싼 지진과 화산의 반복적인 발생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이 환태평양 조산대의 지각 활동이 광범위해지기 시작하여 2014년, 그리고 2016년, 2017년까지 그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관측입니다. 우리는 태평양을 둘러싼 약 40,000km의 조산대를 '환태평양 조산대' 또는 '불의 고리'라 지칭합니다. 해당 지역에 지구상의 활화산 75% 가량이 존재하며, 90% 이상의 지진이 이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지각활동이 이전보다 광범위한 형태로 자주 관측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고생대, 중생대와 같은 지질시대는 지층 내의 표준 화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부정합 등과 같은 큰 지각 변동을 기준으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누대(이언), 대, 기, 세, 절은 지질 연대의 단위를 구분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오늘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지질시대에 따라 어떻게 표준화석이 달라졌을까요?

이는 시대에 따라 지구상에 존재했던 동식물의 대멸종과 출현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고생물학자들은 대멸종의 원인을 두고 기후의 변화, 화산 폭발과 지진, 해수면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라 추측합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 복합적인 변화입니다.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조산대의 활동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뒷받침해주는 증거입니다. 판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지진과 화산 활동은 비단 육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뉴질랜드를 비롯한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해양에서 지진이 꾸준히 감지되고 있는데 이는 심해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세계 곳곳의 이상 기후로 인하여 해수면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수면의 변화는 이상 기후 뿐만 아니라 심해의 지형이 변화하면서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지질 시대에서 안정되었던 기간이 끝나고 다시 시대와 시대를 구분짓는 대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인류가 출현한 이래 지질시대는 현재까지도 신생대시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젠간 다시 또 새로운 지질시대를 맞이하겠죠. 인력으로 이 모든 자연의 변화를 극복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몇 해 전부터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은 더 재앙의 전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혹시 모를 일이지만 지구의 큰 변화를 인지하고 각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모든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다면 자연의 재앙에서 자연의 변화라는 이름으로 다음 시대에까지 인류가 생존할 수 있지는 않을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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