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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지금까지의 푸켓 COVID-19 상황 총정리 : 집으로 배달된 구호물품

by Anchou 2020. 4. 14.

모두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푸켓은 지금 13일 자정, 엄격하게 말하자면 12일 밤 10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통금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생필품 구입과 응급 환자를 위한 sub-district 내의 이동은 허용되지만 그 이상 이동 시에는 통행 허가증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 통행 허가증은 의료진, 물품 배송 업무, 환자 이송 등의 공적 업무를 위한 사람들에게 발급해주는 것 같은데 저희는 해당 사항이 없는 관계로 그냥 자택내의 자가격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저희 마을 초입이 Chalong과 Vichit 지역의 경계인지라 검문소가 설치된 상태이고 양방향 도로를 막고 24시간 이동을 통제 중입니다. 일단 이 규제는 2주간(26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만 중간에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푸켓의 상황은 태국 내에서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한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증가수도 가장 가파른 편이기도 하고 세계적인 관광지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거주 또는 관광을 위해 이곳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방역의 복병이 된 퐈랑 관광객들, 빠통에서 

특히 관광 목적으로 온 서양인들(Farang, 태국어로 '퐈랑'이라 부릅니다)이 바이러스 확산에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태국인들 사이에 퐈랑들의 (마스크 안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태국 자체에서 요청하는 캠페인을 무시하는 태도)비협조적인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한 정부 대변인은 '더티 퐈랑'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초기 정부에서는 마스크 착용하기, 술 파티 자제 등을 권고했었지만 관광하러 온 사람들에게 그 말이 들리겠습니까? 그냥 무시하고 설마... 바이러스는 나를 피해갈거라는 모자란 마인드로 하고싶은 활동은 다 하고 다니다가 결국 푸켓 최고의 핫 플래이스라 불리는 빠통의 '방라로드'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퐈랑 관광객을 중심으로 그들과 어울렸던 술집 여자들... 그리고 퐈랑들의 특징 중 하나는 활동 반경이 대단히 넓다는 것. 푸켓 전지역을 다니면서 그야말로 슈퍼 전파자가 됩니다. 또 한 가지, 빠통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태국인들의 주거지가 바로 Chalong이라는 지역입니다. 보균 상태에서 많은 현지인들과 접촉했을테니... 이후 한마디로 푸켓은 난리가 났습니다.

 

푸켓 정부에서는 모든 비치를 폐쇄

푸켓 정부에서는 모든 국립공원과 공공장소의 폐쇄를 발표하고 비치 폐쇄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정부의 발표를 무시하고 비치에서 햇볕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페이스북에 많이 오르면서 또 한 번 공분을 사게 됩니다.

 

가장 먼저 Lock down한 빠통

빠통에서 집단 감염이 확인된 후, 푸켓 정부는 즉시 방라로드 자체를 폐쇄시킵니다. 그러나 의지의 외국인들과 일부 태국인들이 이번엔 밤바다에 삼삼오오 모여 술파티를 벌이게 되면서 푸켓주 정부는 드디어 강력 대처를 선포합니다. 처음엔 빠통 초입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빠통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그 조치에도 불안해진 정부에서는 아예 빠통 지역을 폐쇄시켜버립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빠통지역의 이동을 막아버리고 가가호호 방문해서 열체크에 들어갑니다. 거기에서 60여명 가량의 의심환자를 추가로 선별해내게 됩니다.

 

강력한 통제 시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에게 벌금 또는 체포 등의 강력 조치를 시행합니다. 그리고는 몇 명의 퐈랑들이 체포되죠. 이 덕분에 드디어 퐈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게 됩니다. 역시 자유를 누리는 것에도 자격이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확산세가 우려스러운 지역 몇 곳을 빠통과 같이 폐쇄시킵니다만 큰 실효가 없었습니다.

이에 퇴근 이후의 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의 통금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술파티는 확실히 줄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또는 빌라 등에 모여 굳은 의지를 가지고 술파티를 벌이는 사람들이 적발된걸 보면 이 규제도 100%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태국의 가장 큰 명절, 4월 쏭크란...Stay at home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인 쏭크란, 쏭크란은 태국 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일주일 정도 물축제를 즐깁니다. 길거리에서 서로 물을 뿌리면서 복을 빌어주는 가장 큰 축제이자 가장 관광 수입이 큰 기간이기도 합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 기간을...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태국 정부에서는 주의 재량에 맡긴다는 발표를 했었고, 이에 푸켓은 쏭크란을 거주 중인 sub-district 내에서 작게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복병, 헝가리 남성의 죽음 후 코로나 확진

그리고는 바로 그 다음날 관광객인 헝가리 남성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현장에서 사망한게 아니라서 병원으로 이송해서 여러 조치를 취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남성이 사망 후, 부검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서 하룻밤 사이에 그와 접촉한 의료진 100여명은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다음날 태국에서 유일하게 푸켓주만 2주간 24시간 전 지역민을 대상으로 셧다운을 실시한다는 공고가 내려졌습니다. 쏭크란 축제 이야기는 쏙 들어간 셈이죠. 다행이도 태국 정부에서는 다시 쏭크란은 집에서 간소하게 지내야한다는 공문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방법, 푸켓 전지역 폐쇄

모든 방법을 총 동원 중이지만 우한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자 푸켓은 태국에서 유일하게 전 지역간 폐쇄라는 초강력 조치에 들어갑니다. 이미 다른 주로 이동하는 길목은 선별 진료소를 설치 후 통제 중이고 방콕으로 가는 항공편은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 조치와는 별개로 최후의 방법은 바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면서 24시간 집에 있으라는 건데요. 발표 내용에 따르면 2주 기간 동안 선별 진료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서 체온을 재고 열이 있는 의심환자는 국가 시설로 데려가서 격리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에 찬반이 갈리는 상황(그 의료진들이 감염시키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이라 또 어떻게 변경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단 푸켓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총 188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구요. 이 중에서 80명 이상이 빠통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오늘은 Bangtao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 7명이 추가되었구요.

 

저희 부부는 집돌이, 집순이인지라 아직까지 큰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늦잠을 자고 있는데 아침 일찍부터 밖이 시끌시끌하더라구요. 차량 확성기를 통해 방송이 시끄럽게 나오더니 누군가 집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동!

급하게 나가보니 통장 아저씨의 트럭에 구호품을 잔뜩 싣고 마을 분들이 격리 중인 주민들을 위해 집집마다 구호품을 나눠주고 계셨어요. 이건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나누어주는 구호물자인가 봅니다. 아침부터 열일하고 계신 동네 분들께 감사드려요.

여권을 보여주고 집이 자가인지 렌트인지 확인 후 구호품을 받았습니다.

또 난리가 난 달둥이. ㅎㅎㅎ

자다가 일어난 신랑 머리가 너무 꼬깔콘 같다며 모자이크를 원해서 해드림. ㅎㅎㅎ

뭔가 묵직한게 들어있다 했더니 쌀 5kg과 액젓, 식용유, 마마라면, 통조림 8캔이 들어있네요!

요즘 집에만 얌전히 있어도 이런 감사한 일들을 자주 겪고 있어요.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저희는 2월부터 촬영이 뚝 끊긴 상태였는데 감사하게도 비치 폐쇄 전날까지 현지에 거주중인 교민분들의 촬영을 간간이 할 기회가 있었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일을 의뢰 받게 되어 그 일과 귀국 후에 사업자를 낼 준비 등(홈페이지, 로고 디자인...등)을 하느라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답니다.

저희 이웃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우한 바이러스로 달라진 일상에 어떻게 적응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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