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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태국에 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정화조 청소

by Anchou 2018. 8. 29.

저희는 태국 무반(주택) 단지에 살고 있어요. 이곳은 지어진지 5년 정도 된 나름 깨끗한 신식 주택 단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반 단독주택이나 빌라 단지에서 정기적으로 정화조 청소라는걸 하기에 여기에서도 언젠간 해야하는 일이라는 건 염두해두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2년 정도 지낼 무렵 점점 변기가 안내려가는거에요. 태국은 워낙 수압이 좋지 않은 곳이 많은지라 변기가 잘 막힙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그 즈음부터 저희 집도 변기 막히는 일이 급 잦아졌어요.



신랑과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정화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혹시 정화조가 가득 찬게 아닐까 하구요.

그래서 집 주인 아주머니께 연락했더니 잘못 알아들으시고는 변기가 막힌줄 알고 변기 뚫는 기계를 가져오셨더라구요. 그게 아니라 평상시에 변기 물이 잘 안내려가니 정화조에 응가가 많이 찬 것 같다고 돌직구로 말씀드렸습니다. ㅎㅎ

착한 저희 집주인 아주머니는 바로 정화조를 푸는 업체를 불러주셨죠.



30분도 채 안되서 핫핑크 똥차가 집앞에 출동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희 부부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일단... 또르륵...



바로 이게 저희 부부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 돼지코 모양의 원통이 바로 정화조 뚜껑이었는데요.



이게 글쎄 집안에! 그것도 주방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업체 분들과 주인 아주머니가 이 뚜껑을 열고 안을 살피더니 2/3 이상 찼으니 퍼내야 한다더라구요. 저희는 설마... 집 외부에 다른 구멍이 있겠지 했습니다. 확인은 편의상 여기에서 하더라도 말이죠.

그런데 정화조 차량의 호스가 거실을 가로질러 주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착한 주인 아주머니는 그 와중에 저희 부부에게 마스크 하나씩을 나누어 주시더라구요. 흑흑.

그 후 저희는 평생 보지 말아야할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정화조에 담가졌던 호스를 바로 준비해둔 양동이에 헹군 후 재빠르게 차량으로 옮겼지만 100% 말끔하게 처리됐겠습니까... 저희 집 못쓰는 걸레 몇 개를 희생시키고 온 집안이 정화조 냄새로 가득차는 어메이징한 경험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동네 집들도 물어보니 저 돼지 콧구멍이 다 주방에 떡하니 있다고 해요. 2년에 한 번씩은 퍼내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도 이해할 수 없어요. 정화조를 밖으로 빼는 기술이 있을텐데 왜 집안에다가 굳이! 이런 혐오시설을...ㅠㅠ

이것이 적응력 좋은 저희 부부가 태국 생활에서 가장 충격받은 경험 중 하나에요. 저희집은 정화조가 작은 편이라 1000밧(한화 약 35,000원)에 어찌어찌 해치워버렸고 그 후 다행이도 변기 물이 속시원히 잘 내려갔습니다. 이 사진은 꽤나 오래 전 사진들인데요. 요즘 다시 변기가 잘 내려가지 않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하...

신랑이 일때문에 지금 한국에 들어가 있는데 돌아오면 심각하게 상의해봐야겠어요. 이 상태로 8개월을 잘 버틸 수 있을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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