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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인연의 시작, 그 후 독일에서 온 선물

by Anchou 2018. 2. 19.


이곳에서 일하면서 만난 독일 커플이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고작 2~3시간 정도였어요.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다보니 가볍게 스쳐가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고 그렇다보니 인연에 큰 무게를 두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독일에 가면 다시 연락할게" 라는 말도 그저 듣기 좋은 인사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집에 계속 소포가 오는 겁니다.

요렇게요. ㅎㅎ



초코렛과 컵, 향수 그리고 귀여운 장식품까지 먼 곳을 날아왔습니다. 서프라이즈하게도 아기자기한 선물들을 부활절 선물로 보내준 겁니다. 비록 푸켓의 더운 날씨 때문에 초코렛은 다 녹아버렸지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초코렛을 살려보고자 요놈들만 바로 냉동실에 요양을 보냈습니다.



몇 마리 토끼는 컵에 깔려서 어떻게 살려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냉동실에서도 대부분의 초코렛은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대로 먹진 못했지만 그 마음이 훨씬 더 달콤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로도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사는 집에 눈이 내리거나 낙엽이 지거나 가족들이 방문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 보내줬습니다. 이런 정 많은 사람들 같으니.



이번에도 제가 한국에 가있는 동안 크리스마스 선물이 집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너무 험하게 다룬 택배 서비스 탓에 깨진 오너먼트도 있고 쿠키도 가루가 되어서 왔지만 내용보다 정성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저도 카드와 함께 이것저것 챙겨서 보내줬네요.

사실 이 부부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저와 언어로는 완벽하게 의사소통이 되진 않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때마다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주고 선물을 보내주다니 정말 정이 넘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우리는 며칠 전 다시 푸켓에서 재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독일 부부는 태국이 너무 좋아서 일년에 한 번씩 태국을 방문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여행을 오게 되었습니다. 푸켓으로 온 것은 아니고 푸켓 윗 지역인 카오락에 여행을 왔다가 저를 만나러 푸켓에 내려왔다고 해요. 제 생일선물도 독일에서부터 챙겨왔더라구요. 양초와 초코렛. ㅎㅎ

초코렛이 이번에도 녹았는데 매번 초코렛을 챙겨주는 것 보면 아마도 초코렛을 엄청 좋아하나 봅니다. 저도 푸켓이 새겨진 가방에 과일 말린 것들과 스낵 몇 가지를 담아서 전해줬는데요.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어찌나 반갑던지! 고맙고 또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인연이라는게 누군가 손 내밀어주고 그 손을 잡게 되면 긴 실타래처럼 이어지나 봅니다. 저에게 먼저 손 내밀어준 그 친구에게 너무나 고마워요. 소중한 인연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저도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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